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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위에 놓여진 꽃섬길, 하화도
바다위에 놓여진 꽃섬길, 하화도
  • 배석환
  • 승인 2019.03.19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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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가 봄바람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계절. 사람들은 미세먼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산으로 바다로 일상 탈출을 시도한다. 여수시 백야도 선착장은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특히, 꽃이 피는 5월이면 꽃 섬이라 불리는 하화도를 가기위해 승선권 경쟁이 치열하다.

여수시 화정면에 속하는 하화도를 가는 배편은 2가지 루트가 있다. 백야도 선착장과 여수여객선터미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수여객선터미널의 경우 거리상 시간이 1시간 정도 더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 백야도 선착장을 이용한다. 소요 시간은 50여분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주의할 것은 하화도로 바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제도, 여석, 모전 섬을 들리기 때문에 잘 못 내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평일임에도 100여 명에 다라는 여행객들이 하화도 선착장에서 내렸다. 23가구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섬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활기찬 이유는 바로 여행객들 때문이다. 다들 화화도 비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그리곤 곧바로 꽃섬길로 발걸음을 향한다.

하화도는 임진왜란 중 인동장씨가 피난을 와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하화도는 이름 그대로 아래 꽃섬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섬 전체가 꽃으로 가득하다는 이야기다. 7km 정도의 트레킹 코스는 2시간 정도면 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경사를 지니고 있다.

처음 2km 정도는 여느 섬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도에 있는 섬의 특성상 동백나무가 우거지고, 여러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여러 모습의 바위들은 보는 각도에 따라 얼굴을 달리하니 사람마다 부르는 명칭이 제각각이다.

낭끝전망대를 지나 시짓골전망대로 향하는 입구부터 본격적인 꽃길이 시작된다. 마을 주민들이 인공적으로 심어 놓은 철쭉도 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봄을 대표하는 꽃인 유채꽃이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만들어낸 풍경은 눈을 감고 사진을 찍어도 그 아름다움이 덜 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해마다 유채꽃이 적게 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너무 많은 여행객들이 꽃이 자라는 곳을 밟고 지나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으니 등산로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하화도에서 가장 높은 큰산에 설치된 큰산전망대를 지나 갯넘전망대에 이르니 지난해만 해도 보이지 않았던 구조물이 보인다. 출렁다리다. 명칭은 ‘꽃섬다리’. 하지만 꽃섬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회색빛을 발산하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 곳에 올라 ‘V’모양의 협곡을 보는 순간 아쉬움은 사라진다. 협곡에는 큰 굴이 하나 있다. 작은 배가 들어갈 만큼 큰 입구라 과거에는 밀수를 하는데 이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면 꽃길의 2/3정도를 지나온 것이다. 이제 다시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선착장과 꽃섬다리 중간에 다시 유채꽃밭이 펼쳐진다. 마을 뒤편의 유채꽃이 자연적으로 생긴 것이라면 이곳은 야생화공원을 조성하면서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꽃이핀 밀도가 좀 전과 다르다. 오히려 이곳의 유채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공원은 캠핑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그늘이 없는 것이 흠이지만 아름다운 남도의 바다를 바로 앞에서 피부로 느끼며,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늘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거나 막걸리 한잔으로 트레킹의 피로를 풀고 있다. 하화도에서 꽃섬길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2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맛깔나는 개도막걸리와 파전, 그리고 부추다. 개도막걸리는 하화도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무조건 마셔야 된다는 기조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부추는 하화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농약을 쓰지 않고 해풍을 맞고 길러낸 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늘 완판 된다고 한다.

다시 여객선에 오른다. 가을이 되면 유채꽃이 피었던 자리는 구절초가 한가득 피어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그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아른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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