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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과거를 보듬은 상업도시 '다낭'
슬픈 과거를 보듬은 상업도시 '다낭'
  • 박윤진(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9.02.27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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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강대국들의 탐욕을 굴복하지 않는 민족성으로 물리친 나라 베트남. 다낭은 이러한 베트남의 진주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물론이며 상업이 발달한 도시다. 오랜 시간 여러 국가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다낭만의 독특한 문화는 이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하나의 문화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바나힐 '골든 브릿지'

 

세계로 나갈 준비로 분주한 활력의 도시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밀려오는 습기가 건조했던 피부를 당황하게 만든다. 한국보다 2시간 느리기 때문에 시차로 인한 피로감은 없었다. 화창한 날씨를 기대했지만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하다. 베트남의 중부 지방에 속하는 다낭은 날씨 변화가 심한 지역이라 한다.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몰라 서둘러 숙소로 이동을 했다. 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다낭 여행은 우리나라 ‘카카오택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어플인 ‘그랩(Grab)’을 사용하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낭 거리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격과 차종, 번호판이 안내가 된다.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에 따로 흥정할 필요도 미터기를 볼 필요가 없다. 다낭 시내까지 가는 길의 풍경은 너무도 활기찬 느낌이다.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는 도시의 역동성을 엿볼 수 있었다. 다소 황당한 점은 너무도 오토바이가 많고, 그 오토바이가 차선을 점령하면 이상하게도 승용차들이 양보를 한다. 오토바이는 정해진 차선으로만 다닐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무거운 짐을 풀고 한결 편안한 옷차림과 설레는 마음이 구름 위를 나는 듯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지만 높은 습도는 적응하기 힘들다. 금강산도 식후경, 원조 쌀국수의 맛을 보기위한 기대감으로 찾아 들어간 식당. 대부분의 손님들이 관광객이다. 가장 핫한 식당인 ‘마담 란’ 줄을 서서 먹을 정도니 여러 가지를 시켜 허기를 달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감이 너무나 컸나 보다. 쌀국수는 우리나라 것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았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이라 그런지 현지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식으로 커피 한잔 할 겸 다낭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꽁 카페’에 들어가니 그 인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다. 여러 대의 관광버스가 여행지 코스로 정해서인지 도무지 주문을 할 수 없었다. 베트남 공산당을 의미하는 꽁이란 이름에 걸맞게 군복을 개량한 유니폼을 착용한 직원들이 무척이나 이채롭다.

인기 식당 '마담 란'의 쌀국수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든 다낭 여행에서 맑은 하늘이 보일 때 가야할 여행지가 있으니 ‘다낭 성당’이다. 외벽이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SNS에서 핑크성당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진한 핑크색은 아니지만 무채색의 국내 성당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세계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사진을 찍으니 차분한 마음은 사라지고 빨리 찍고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든다. 프랑스가 다낭을 통치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유일한 성당으로 첨탑 꼭대기에 달아놓은 수탉 모양의 풍향계 때문에 현지인들은 수탉 성당이라 부른다고 한다.

다낭 성당(핑크 성당)

 

성당을 나와 골목을 따라 차분히 걸어 본다. 현지인들은 쓰지 않는 베트남 전통모자 ‘논. 농. 농라’를 쓰고, 여성들이 즐겨 입는 ‘아오자이’로 멋을 낸 단체관광객 뒤를 따라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베트남 전통 모자

다낭에는 유명한 재래시장이 두 곳이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인 ‘꼰 시장’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한 시장’이다. 무척 싼 가격으로 베트남 전통의상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발과 여러 액세서리들도 구입이 가능하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져 간다. 택시를 타고 ‘미케 해변’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한 해변(미국 포브스 선정 세계 6대 해변)이라 해가 질 때면 해변에 사람으로 가득 들어차는 곳이다. 구름이 해를 가려서인지 그리 아름다운 노을은 보이지 않았다. 해가 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은 마지막까지 바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밤이 되니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숙소로 가는 길, 시선을 사로잡은 구조물이 있었으니 용 다리로 불리는 ‘롱교’다. 2013년 완공된 다리는 길이 666미터로 용을 비추는 불빛이 여러 색으로 변해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한다.

롱교(용 다리)
미케해변

 

※ 베트남의 전통 복장

베트남 여성들이 입는 전통 복장인 아오자이(ao dai)는 ‘긴 옷’이란 의미를 갖고 있으며, 베트남 여인들의 상징인 삼각모자 논. 농. 농라(non la)는 ‘모자’를 뜻한다. 야자나무 잎으로 만들었으며, 비가 올 때는우산이 되고 햇볕이 내리 쬘 때는 양산이 되어준다.

 

다낭 일출

 

강대국의 이기심을 굴복 시키다

아침 일찍 강 주변을 걸어 본다. 미케 해변의 멋진 노을 대신 강렬한 다낭의 일출을 볼 수 있었다. 강둑 주변으로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다들 음악을 틀어 놓고 체조를 하고 있다. 중국에서 보던 풍경인데 베트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나 힐' 케이블카

 

이튿날 다낭 여행 목적지는 ‘바나 힐’이다. 바나 힐은 베트남의 독립선언 이후 프랑스가 철수 하면서 방치되었다고 한다. 이후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받아 지금의 휴양지로 재탄생된 것이다. 다낭에서 서쪽으로 45km 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기는 다소 먼 거리다. 택시비용이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이동하려면 택시를 이용해도 되지만 기다리는 시간도 택시비용에 포함이 된다고 하니 잘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현지 여행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바나 힐 관광코스를 이용한다.

 

바나 힐은 프랑스가 건설한 산 위의 힐 스테이션이다. 아시아를 식민지 삼았던 유럽 국가들이 만든 곳인데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공기 좋은 고원을 찾아 휴양 목적의 도시를 만들었고,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종교시설과 호텔 등 하나의 도시로 발전하게 되었다.

해발 1500미터 정도로 걸어 올라가기에는 너무 높은 곳이다. 그래서 케이블카를 설치했다. 본래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였지만, 지금은 두 번째로 밀려났다고 한다. 케이블카 한 대 안에는 6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한다. 올라가는 속도가 꽤나 빠르다.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수 있다. 점점 높이 올라갈수록 시원한 바람이 케이블카 안으로 들어왔다. 상쾌함에 기분이 좋아진다. 변덕스런 날씨가 다시 화창해지고 최적의 조건이 되었다.

 

한국어로 설명이 된 안내지도를 받아 들고 여기저기 누비기 시작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매표소에서 껌 종이 크기의 표를 같이 나눠주는데, 이것은 맥주 축제가 열리는 광장에서 맥주 한잔을 공짜로 마실 수 있는 표다. 무심코 버린다면 큰 후회를 할 것이다. 음식점은 다국적 기업이 진출하면서 세계 여러 곳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마치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퍼포먼스를 보게 된다. 너무도 익숙한 모습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바나 힐 자체가 명소지만 그 안에서도 ‘골든 브릿지’는 다낭 여행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찔한 절벽위에 설치된 금색의 다리를 두 개의 손목 모양의 돌 조각상이 받치고 있다. 마치 거인이 다리를 떠받치고 있는 느낌이다. 누구는 부처님의 손이라 부르기도 한다. 다리 위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 개인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일행이 되어버린 사진으로 만족해야 한다.

너무도 이국적인 바나 힐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다리품을 팔아 계단을 걸어올라 ‘린쭈아린뜨 사당’에 올라야 한다. 바나 힐을 지키는 수호신을 모신 사당이다. 우리나라 대웅전에 속하는 전각 위에 오르면 바나 힐의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모습은 그저 감탄만 나온다. 규모는 물론이며 이 휴양지를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자유를 억압하는 식민지의 상징인 바나 힐을 바라보는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순 없지만, 강대국의 이기심에 굴복하지 않고 강인한 민족성으로 국난을 극복했던 베트남에게 허락된 선물일 수 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동남아시아에 속하는 여러 나라들은 저렴한 물가와 비슷한 생활문화 덕분에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에 속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매력적인 여행지에서 제외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사람들은 유럽으로 떠나거나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미지의 나라에 속하는 라오스나 미얀마로 여행을 떠났다. 베트남 역시 하롱베이의 인기가 식으면서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은 국가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베트남의 아름다운 여행지가 소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먹거리 여행을 선호하는 여성여행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베트남 여행지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다낭은 이러한 인기를 끌어낸 일등공신인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다낭은 베트남 소수민족 참족의 언어인 참어로 ‘Da Nak(다나크)’라고 불렸던 것이 기원이라고 한다. 의미는 ‘큰 강의 입구’라는 뜻이다. 실제로 다낭을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큰 강은 서울의 한강과 같은 이름인 송한(Song Han, 한강)이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닮은 역사를 보내왔다. 몽골의 침입을 받았고, 우리는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 중 유일하게 몽골이 정복하지 못한 나라이기도 하다. 선교사들의 포교활동으로 인해 발발한 프랑스와의 전쟁은 1858년 나폴레옹 3세의 명령으로 프랑스 해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인해 다낭은 프랑스에 점령되었다. 이에 따라 다낭은 프랑스 언어로 Tourane(투랜)이라 불리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나라 청룡부대가 6년간 주둔한 지역이기도 하다.

 

※ 다낭의 기후

다낭은 연평균 25℃정도의 열대몬순기후다. 열대몬순기후는 우기(8~2월)와 건조기(2~8월)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기보다는 건조기에 여행하기 좋다. 무더위가 시작하기 전인 3~5월은 날이 맑고 습도가 낮아 여행하기 좋으며, 여름에 해당하는 6~8월은 일평균 34℃로 무덥고 습도가 높아 야외활동이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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