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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의 여왕, 가리비
조개의 여왕, 가리비
  • 배석환
  • 승인 2019.02.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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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도 인정한 자린만 가리비 품질

 

경상남도 고성군 자란도 일대의 잔잔한 바다. 앞으로는 사량도가 바람을 막아주고 뒤로는 만으로 둘러 싸여 있어 겨울바다의 차가운 바람을 느끼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풍부한 어장이 형성된 것은 물론, 다양한 양식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해안처럼 시원한 시야를 볼 수 없지만 작은 무인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남해안의 전형적인 바다풍경이다.

해변을 따라 이어진 구불구불한 도로를 한참을 달려 한적한 선착장에 도착했다. 솔섬이라 불리던 곳이다. 과거에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도로가 놓여 육지화가 되어버린 곳이다. 어업인들이 거주하는 집들도 있지만 창고가 더 많다. 이 많은 창고들 대부분이 가리비 양식에 관련된 곳이라 한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며 어선 한 척이 들어온다. 선미에는 가리비가 가득 들어있는 망태가 가지런히 쌓여있다. 곧바로 화물트럭에 옮겨 실어지더니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오늘 새벽부터 채취한 가리비입니다. 서울로 가는 것이라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 작업을 했습니다. 창고에 보관된 것도 있는데 가리비와 같은 조개는 그날 채취한 것을 그날 판매해야 소비자들이 가장 맛있는 가리비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면 작업을 시작합니다.” 박기출 자란만가리비영어조합법인 대표의 설명이다.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다시금 바다로 나가는 박기출 대표를 따라 자란만 가리비양식장으로 향했다. 10여분 정도 바다 위를 달리니 망망대해 위로 덩그러니 떠 있는 바지선이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러한 바지선이 여럿이다. 굴양식도 하지만 대부분 가리비 양식장이다. 해무가 드리워진 바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모습을 드러내니 양식장을 상징하는 부표가 바다 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부표 밑에는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가리비가 매달려 있을 것이다.

굴과 홍합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양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조업풍경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부표들이 매달려 있는 중심축인 모릿줄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보통은 바지선에 크레인이 달려 있기 때문에 크레인에 갈고리를 달아 줄을 끌어 올리는데 이곳은 바지선 후미에 설치된 도르래를 이용해 감아올린다. 천천히 들어 올리니 진흙투성이의 길다란 통발(채롱)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잔잔하고 푸른 바다가 순식간에 흙탕물로 변해간다. 선원들 중 가장 오랜 경력의 선원이 올라오는 속도를 확인하면서 바지선 위로 통발을 잘 뉘어둔다. 그러면 다른 선원들 2명이서 모릿줄에서 통발을 제거한 뒤 곧바로 양쪽 끝을 잡고 선별기 위에 올려둔다. 이때 2명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들어 올려 선별기 위로 내리쳐야 안에 들어있는 가리비가 선별기 안으로 쏟아져 들어갈 수 있다.

“통발 5개가 이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5단 채롱인데 각 단마다 15~20여개 정도 들어 있습니다. 많이 들어있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가리비는 알맹이가 커야 좋은 것이기 때문에 보통 15개의 가리비가 1kg정도 나가면 그 해는 풍년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박기출 대표의 설명이다.

 

선별기 안으로 들어간 가리비는 크기별로 나오는 출구가 다르다. 자동화기기라고 하지만 사람의 손이 필요하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안이 비어있는 가리비의 선별이다. 크기에 맞춰 선별이 되다 보니 안이 비어있어도 상품성이 있는 가리비 라인을 타고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겉면이 깨진 것 역시 상품으로 가치가 없다고 한다. 국물용도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구이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껍질이 깨져있으면 구이용으로 적합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상품화 가치가 있는 일정 정도의 크기로 자란 가리비가 망태에 담겨지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쌓이면 무게를 재고난 후 최종적으로 포장이 된다. 껍데기가 손상된 가리비는 다시 바다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 외의 것들은 다시 바다로 돌아가 키워 판매를 한다고 한다.

“모릿줄 하나의 길이가 200여 미터 정도 됩니다. 화물차에 실려 진다. 조개구이를 사랑하는 이들의 미각을 만족스럽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러한 인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최근의 일이라 한다. 생산되는 양이 많지 않다보니 안정적인 판로 개척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또한 어업인들이 양식 초기에 서로 자신의 입장만 내세워 일정한 가격 형성이 힘들어 지자 소비자뿐만 아니라 양식 어업인들에게도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법인을 만들어 안정적으로 공급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매진했고 이후 여러 유통업체를 비롯한 연안식당에서도 소비 활성화를 위한 유통 양해각서를 체결해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자란만에서 자란 가리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청정해역으로 지정할 만큼 깨끗함을 자랑하기 때문에 수출 효자 수산물로 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 맛은 물론 영양까지 팔방미인

가리비는 쫄깃한 식감은 물론 담백한 맛이 다른 조개류들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의 그리고 모릿줄에 매달려 있는 통발의 개수가 350여개 정도입니다. 하루에 채취하는 양은 주문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평균을 내어 본다면 무게로는 3톤 정도입니다.” 박기출 대표의 말이다.

새벽부터 시작한 작업은 해가 중천에 떠오르고 그 끝을 보이기 시작했다. 타고 왔던 운반선에 방금 채취한 싱싱한 가리비 망태가 옮겨진다. 햇살이 망태를 비추니 보랏빛을 비롯해 여러 아름다운 색이 눈에 들어온다. 조개를 생각하면 보통 키조개의 검은 빛깔과 바지락의 회색 빛깔만 떠올려지는데 전혀 다른 색을 발산하고 있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외관에서 조개의 여왕이라는 표현이 문득 떠올려 진다.

솔섬 선착장에 설치된 컨베이어를 따라 망태가 선호도가 높다.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데 셀레늄과 같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은 물론 타우린도 다량 포함되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압관리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칼슘, 단백질과 아연, 마그네슘과 같은 성분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플랑크톤을 먹고사는 가리비는 별도의 사료가 필요 없다. 따라서 가리비는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할 이유가 없다. 그저 바다에 담가두기만 하면 그 이후는 자연에 맡기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가리비는 보통 1년을 키워 출하한다. 처음부터 자란만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따스한 바람이 부는 4월경 인공종묘를 배양해 어느 정도 키워야 한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채롱이라 부르는 긴 그물망에 옮겨 담는다. 보통 한 개의 채롱은 5단으로 나뉜다. 그 안에 100~200개 정도를 분배해서 넣어 육성한다. 그리고 7월에 채롱의 그물코 크기가 더 큰 것으로 옮겨 담아 10월까지 키워 출하하기 시작한다. 조개구이 집에서 가리비가 비싸게 팔리는 이유는 대부분이 수입산이기 때문이다. 환경에 민감한 가리비는 깨끗한 환경이 아니면 폐사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수입되는 양이 절반이상 차지했었지만 최근 자란만가리비영어조합법인을 비롯 여러 가리비 양식 어업인들의 노고로 인해 점차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우리바다에서 자란 더욱 좋은 품질의 가리비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리비를 즐기는데 있어 조심해야 할 것은 패류에서 주로 나타나는 독소다. 흔히들 여름에 해산물을 먹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러 식중독균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인데

패류의 경우는 겨울에 위험하다. 마비성 패류독소는 주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생한다. 수온이 18℃이상 오르면 자연 소멸하기 때문에 이 시기 주의만 한다면 언제나 맛있는 가리비를 즐길 수 있다.

 

※ 가리비 구입요령

신선한 가리비를 구입하려면 가리비의 껍질을 살펴보도록 한다. 가리비의 껍질은 광택이 돌고, 파르스름한 빛을 내는 것이 좋다. 껍질이 닫혀있는 것을 고른다. 껍질이 열려있는 것은 죽어서 상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요리에 쓰지 않도록 한다.

※ 가리비의 영양성분

가리비는 리신, 류신, 메티오닌, 아르기닌, 글리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이 중 글리신은 단맛을 내는 아미노산으로, 담백하면서도 단 맛을 내는 가리비의 풍미를 더해준다. 또한 가리비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여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며,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 등 바다의 영양이 가득 담겨있다.

※ 가리비 손질법

빛을 차단한 통에 가리비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소금물에 1시간 이상 담가 해감한다. 이물질을 뱉어낸 가리비는 껍질을 솔로 문질러 닦는다. 깨끗하게 씻어준 다음 껍데기 사이에 칼을 넣어 조개의 입을 벌린다. 껍데기를 제거하여 살만 발라내면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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